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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수 4집 자유혼 – 녹음이 아쉬운 명반

사진=조은뮤직/Dream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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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수의 네 번째 정규 음반 <자유혼> 이야기입니다.

녹음이 아쉬운, 김두수 4집 자유혼

개인적으로 이 음반을 들을 때 녹음이 아쉽다는 생각이 늘 들었는데요.
재발매되었는데 이번에도 그렇네요ㅡㅡ;;
그 “넉두리”입니다.

김두수 4집 자유혼 , 2020년 재발매반
김두수 4집 자유혼 2020년 재발매반

예전에는 마스터링이 잘못된 줄 알았는데, 계속 이렇게 발매되는 것 보니 녹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만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저 같은 사람과는 다른 차원의 오디오파일이신 선배님 댁에서도 이 음반을 들으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의견이 같습니다.
다들 그냥 “음반 특성이 이런가 보다” 하고 듣는 것 같은데요.
수록된 작품들이 너무 좋아 아쉬움이 더 큽니다.

자연음과 관계 없는 잡음

물론 “자연에서 나는 소리까지 음반에 넣고자 했다”는 아티스트 의도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괜찮은 시스템에서 들으면 특히 “저녁강, 방랑부, 들엔 민들레” 등에서 마이크 프리앰프 노이즈나 그라운드 루프 혹은 접지 불량 혹은 오피앰프 발진음 같은 중/고음 대역에 치우친 잡음이 계속 들립니다.
“자연에서 나는 소리까지 음반에 넣고자 했다”라는 말이 녹음 게인을 많이 높였다는 의미라면, 이런 종류의 노이즈는 자연의 소리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따금 큰 음량으로 기분 좋게 볼륨을 올리면 꽤 신경이 쓰일 만큼 특히 음량이 적은 곳에서 거슬립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녁강 같은 곡은 다른 음반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적은 것 같습니다.
<청개구리 고운노래모음집 2>에도 “저녁강”과 “보헤미안”이 있지만, 아무래도 손이 잘 가지 않아 결국 이 음반으로 듣기 때문인데요.

청개구리 고운노래모음집_9집, 2003년 9월 라이브 컴필레이션 앨범 CD
청개구리 고운노래모음집_2, 2003년 9월 라이브 컴필레이션 앨범

물론 락이나 아트락에서 음질을 일부러 열화시키는 경우도 꽤 있긴 합니다.
그루브한 느낌을 내기 위해 다이나믹스도 형편없는 오래된 전자악기를 사용하는 경우 등..
6~70년대 분위기 내려고 오래된 관구식 하몬 오르간 사용하는 그룹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음반도 이런류의 잡음은 안 납니다 ㅡㅡ;;
아무리 들어봐도 잡음의 종류나 전체적은 음반 분위기상 의도적으로 잡음을 넣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정말 “자연에서 나는 소리까지 음반에 넣고자 했다”면 녹음 환경을 면밀히 검증하고 노이즈를 잡고 난 뒤 녹음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게인이 큰 녹음과 잘못된 녹음 차이?

성악가처럼 음량이 너무 커서 녹음이 찌그러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아무래도 게인이 높은 게 음질 상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특히, 김두수 같은 포크 계열 아티스트 중 녹음 레벨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요.
음반을 발매할 때 마다 우리를 설레게 했던 영국 형님 존 렌번 등이 그렇습니다.
우리가 컴퓨터로 녹음 해서 볼륨을 높이면 찌~ 하는 소리 같은 특정 대역 잡음이 커지는 게 아니라 함께 녹음된 마이크 주변 자연음이 커집니다.
볼륨을 올리면 도리어 함께 녹음된 미세한 주변음이 라이브한 에어감으로 좋게 느껴집니다.
존 렌번 음반 같은 건 오디오만 좀 받쳐주면 바로 앞에서 라이브를 듣는 듯 손에 잡힐 것 같은 사운드를 들려주죠.
반면, 김두수 4집처럼 볼륨을 올렸을 때 특정 대역 잡음이 거슬립니다.

꾸미지 않은 듯한 녹음이 더 좋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90년대 이전 가요 음반은 모으는 재미로 LP나 좀 하면 몰라도 유튜브로 들으나 음반 사서 듣나 그게 그거다”라는 이야기들을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분들이 유튜브에서 듣는 음질과 시디로 듣는 음질이 비슷하게 들릴 정도로 변별력 없는 오디오 시스템으로 들어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고요.
꼭 나윤선이나 웅산 음반처럼 고음질을 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고음 저음 부스팅한 음반 보다는 전혀 손대지 않은 듯한 보컬이나 연주를 좋아합니다.
요즘 음반 콜렉션 하는 분들은 시스템이 어느 정도는 되기 때문에 소리 꾸밈이 적은 정직한 사운드가 이퀠라이저로 효과를 많이 준 것보다 청감상 훨씬 좋은 느낌을 줍니다.
김민기나 양희은 초반이 마치 바로 앞에서 라이브 하듯 손에 잡힐 것처럼 들리듯이 말이죠.

소위 K팝으로 대변되는 대중음악이 아닌, 어느 정도 인디성(?)이나 마니아성(?)이 있는 음반들은 애호가 층을 고려해 제작해주면 더 좋겠습니다.
지금 음반을 실물로 구입하는 애호가들은 좋은 음질로 듣고자 하는 애호가 혹은 오디오파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뭐 더 좋은 음질 떠나서 녹음에 이런 미스가 없으면 좋겠습니다 ㅡㅡ;;

앞으로 나올 김두수 음반에 에러가 없기를..

김두수의 “자유혼” 이 음반은 보컬이나 연주가 너무 좋은데 그라운드 루프 노이즈(?)같은 잡음 때문에 아쉬움이 정말 많이 남습니다.
프로용 기기들이 다 좋은 건 아니니, 음반 발매 전 오디오파일의 검증을 받는 것도 이런 황당한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김두수씨가 앞으로도 좋은 음반 많이 내겠지만, 자유혼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음반이라 마음이 아픕니다. ㅡㅡ;;


참고영상

▣ 김두수 4집 자유혼 ▣

[영상=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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