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음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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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필리프 텔레만(Georg Philipp Telemann, 1681~1767) 이야기

사진=WGU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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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필리프 텔레만(Georg Philipp Telemann: 1681∼1767)은 현재 바흐나 헨델 등에 비해 덜 조명되는 것이 아이러니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작곡가였습니다.
그는 1720년부터 텔레만이 사망한 해인 1767년까지 함부르크에서 가장 큰 성당 다섯 곳의 음악 감독을 동시에 역임으며 교육에도 힘을 썼고, 다른 작곡가들의 곡을 정리해 출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습니다.
특히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막내아들 요한 크리스찬 바흐의 이름을 지어줬을 정도로 바흐를 비롯해 당시 활동하던 많은 작곡가들과 교류하였으며 바로크 음악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가장 많은 곡을 만든 작곡가 텔레만

텔레만은 기네스북에서도 “역사상 가장 많은 작곡을 한 사람”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필사본이 많이 유실돼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사이먼 같은 유명한 학자들은 대략 8,000여 곡으로 주장합니다.
관련 페이퍼들에서 제시하는 근거들로 볼 때도 충분히 객관적인 수치입니다.
그 숫자에 반론을 제기하는 학자들의 주장을 근거로 해도 생전에 3,000곡 이상을 작곡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최소한 3,000이라는 수치는, 쉬는 날 없이 사흘에 한 곡씩 작곡해도 30년이 넘게 걸리는 숫자입니다.

전쟁으로 유실된 텔레만 악보

텔레만의 악보는 드레스덴 도서관에 주로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차 대전이 일어났고, 연합군이 드레스덴을 공격할 때 도서관이 불타면서 악보가 거의 소실됐습니다.
그래서 애석하게도 우리가 음악으로 접할 수 있는 작품이 그가 작곡한 작품 수에 비해 많지 않습니다.

텔레만(Georg Philipp Telemann, 1681~1767) 악보
텔레만 악보. 2차대전때 대부분 유실되었다
사진=미국국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

잊혀질 뻔했던 대 작곡가 텔레만

당시 그 유명했던 텔레만은 놀랍게도 바로크 시대가 저문 뒤 19세기까지 거의 잊혀졌습니다.
한 예로, 1911년 판 영국 브리태니커 대사전에조차 바흐나 헨델에 관한 이야기는 장황하게 설명되어 있지만 그에 대해서는 단 한 줄의 설명도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당시 브리태니커에 아예 이름조차 등재되지 않은 작곡가라면 알려지지 않은 사람임을 반증합니다.
그 정도로 음악사에서 거의 잊혀졌던 작곡가였습니다.

그러던 중 20세기 중반에 들어 활발히 연구되었습니다.
사실 이 연구라는 것도 다양한 음반과 트렌드 변화로 볼 때 학문적인 차원보다는 새로운 레퍼토리에 갈증을 느낀 음반사를 중심으로 한 상업성(?)에 의해, 혹은 르네상스를 전후로 한 음악을 레퍼토리로 함으로써 자신들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추구하는 학술적 연주 단체들에 의해 주도 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탈레만(Telemann) 음반 by Quatuors Parisiens
네버마인드 앙상블의 텔레만 파리 사중주(Telemann – Quatours Parieiens by Nevermind) 음반
탈레만 음반은 학구적이고 진취적인 연주단체나 레이블에서 발표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악기의 연주 대가 텔레만

“텔레만”은 바흐, 헨델과 동시대 사람이고 특히 헨델과는 평생 친구였습니다.
그는 원래 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했던 법학도였으며 음악은 거의 독학으로 연구해 당대 최고의 대가가 되었습니다.
그는 특히 리코더, 비올라 다 감바, 플루트, 오르간, 오보에, 더블베이스, 트롬본 등의 악기를 독학으로 마스터해 자유자재로 다루었습니다.
자유롭게 다루었다(?)는 것보다 “연주에도 대가였다”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입니다.
최근 발견된 자료에는 그의 연주 기량이 최고였지만 그보다 더 뛰어난 작곡 실력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악기의 음향적 특성을 고려하는 게 당연하지만, 특히 텔레만 작품들은 그가 여러 악기의 대가였기 때문인지 청감상 대단히 아름다운 음향을 들려주는 작품이 참 많습니다.

탈레만(Telemann) 트리오 소나타 음반 by 파비오 비온디(Fabio Biondi)
파비오 비온디의 텔레만 트리오 소나타(Telemann – Trio Sonata by Fabio Biondi) 음반
텔레만 작품들은 악기마다의 음향적 특징을 잘 살려 소리가 참 듣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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